3/19/08
확실히 살면서 직접 경험으로부터 배우는게 참 많은 것 같다. 한 번 어떤 일을 겪어본다는 것은 그 일의 처음과 끝을 두루 볼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일을 전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시야가 생긴다. 때문에 후에 비슷한 일, 혹은 비슷한 사고 방식을 적용할 수 있는 일이 생기면 어느 정도 일이 진행된 단계에서 전체를 두고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감을 잡을 수 있다.

간접 경험은 중요하긴 한 것 같은데 그것의 가치는 직접 경험의 정도에 dependent 하게 올라가는 것 같다. 책이나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간접 경험은 비슷한 일을 직접 겪은 바가 있을 때 훨씬 크게 다가온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난 아직 간접 경험이 크게 삶에 도움이 되어본 기억은 많이 없는 것 같다.

어쨌거나, 그 때문에 나는 보통 어떤 일을 해볼까 말까 한참 고민을 하는 경우엔 대부분 해보는 쪽을 선택을 한다. 이 성격 덕에 살면서 전반적으로 좌충우돌이 많았던 것 같다. 이걸 감내하려면 얼굴이 좀 두꺼워야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을 각오를 좀 하는 편이 낫다. (이유는 아래 문단을 참조, 근데 그런 미움은 오래가지 않아 결국 풀린다.) 고민의 종류는 회사 옆자리 동료에게 이 말을 할까 말까 하는 아주 작은 고민부터 진로 고민같은 중요한 일까지 아주 다양한데, 대부분의 경우에 하고 안하고를 두고 생각해봤을 때 양쪽 모두 뚜렷이 확실히 안될것 같은 이유가 없으면 일단은 해보는 쪽으로 정한다. 일단 해보면, 결국 그건 결과가 어떻든 "경험"으로 남는다.

보통 이런 식으로 많은 경험을 하기 위해서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서 적극적 자세가 필요할 수 밖에 없는데, 이건 대부분 경우에 많은 사람들이 자기도 모르게 가지고 있는 사고 방식(내지는 현재 그들의 삶에 대한) inertia를 깨는걸 요구한다. 그게 대개의 경우 사람들을 좀 기분 나쁘게 한다 (over 80%, from my own experience so far). 나도 어느정도 마찬가지일지도 모르나,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요구에 의해 자신의 homeostasis를 깨기를 원치 않는다. 이걸 가장 크게 느꼈을 때가 한국에서 회사 생활을 할 때였는데, 그 당시에 주변사람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내가 너무 성향이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쪽으로 편향되어 있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병특하면서 서울의대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할 때 지도교수님께는 "당신은 너무 당신 생각대로 주변 사람들을 움직이려는 생각이 크다" 라는 말도 들어봤다. 그 조언은 지금 생각해보면 참 감사한 조언이긴 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봐도 그 때 그렇게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았으면 배울 수 없었던 많은 것들을 "직접 해봄"을 통해 얻었던 것 같다.

갑자기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인데, 첫째는 오늘 랩에서 있었던 대화를 돌아보며 이제 점점 이 나라에 적응하고 내가 꽤 오랜시간 몸담을 '집단'이 생기고부터 예전에 내 성격이 좀 돌아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고, 둘째는 꽤 오랜 시간 동안 궁금했던 한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을 얻기 위해 아직은 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았던 일을 고민끝에 행했던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혀 다른 두 가지 일이 공통적으로 "그래 해보자" 라는 생각에 바탕한 것이었고, 잘한 것 같고, 앞으로도 난 이런 태도로 살게 될 것 같다.
by asteriskos | 2008/03/19 13:42 | Aquafina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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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우정훈 at 2008/04/15 11:06
정환씨. 읽다가 궁금한게 생겼어요.

"당신은 너무 당신 생각대로 주변 사람들을 움직이려는 생각이 크다"

물론 정환씨가 자신의 성향이 이렇다는 것을 몰랐을 건 같지 않구,
어떤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던가요?

저희 아버지는
"마음을 얻어라.." 라는 추상적인 말씀을 하시더라구요.ㅋ


Commented by asteriskos at 2008/04/20 22:45
정훈씨, 아버지 말씀이 훌륭하신거 같네요 :) 전에 뉴욕 오셨을때 못뵈서 아쉽네요 ㅋ 그래도 이제 자주 오실테니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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